정애맛담 앙버터설기, 앙버터떡, 떡맛집
저는 빵은 좋아하지만 떡은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달달한 쌀밥 같은 느낌이라 정말 안 좋아합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도 안 먹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인기 있는 떡이나 그런 건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여기 정애 맛담도 그래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빵순이다 보니 앙버터를 진짜 좋아합니다. 앙버터 치아바타, 바게트, 소보루, 어떤 빵이든 버터와 팥을 넣은 빵을 굉장히 애정 합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한창 빠졌을 때인데 정애 맛담 떡집에서 떡으로 앙버터 설기를 만들었다고 해서 궁금해서 직접 찾아가서 사 먹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원조격인 정애 맛담보다는 부산 전포동 명가 떡집 앙버터 설기가 더 유명한 거 같은데 마케팅 발로 그렇게 된 건가 싶습니다. 정애 맛담의 앙버터 설기는 백설기 떡 안에다가 고메 버터와 팥을 넣었는데요, 설기는 백설기도 있고 지금 사진처럼 당근을 넣은 설기도 있었습니다. 포슬포슬한 백설기에다가 버터랑 팥을 넣으면 어떤 맛일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떡집이 시장에 위치하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으로만 봤을 땐 굉장히 현대적인 떡집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깐 그냥 시장 떡집이라서 놀랐습니다. 다른 떡들은 그냥 일반떡이고 이것만 굉장히 시대를 따라가는 떡이랄까, 가보고 여기가 진짜 인스타로 본 거기가 맞나 몇 번이나 확인하고 보니깐 앙버터 설기가 있어서 사 올 수 있었습니다. 이 떡은 가격이 4천 원대였는데 다른 떡들은 시간이 지나자 몇 팩에 만원으로 시장 떡집답게 저렴한 인심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단 이 앙버설기는 고메 버터 자체가 단가가 높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된 거 같습니다.
떡이라서 빵보다 더 잘 잘라지더라고요, 요렇게 반을 갈라보니 떡 사이에 팥과 버터가 보이죠? 팥도 두껍고 버터도 두껍고, 먹어보니 포슬포슬한 백설기는 버터의 느끼함을 더하게 합니다. 원래 빵은 쫄깃하고 빵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으면 버터나 팥을 먹었을 때 부담감이 덜한데 이건 식감이 포슬포슬하다 보니 버터가 너무 튀는 느낌이라서 정말 느끼했습니다.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겐 괜찮겠지만 저는 앙버터만큼은 빵 하고 훨씬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착각하시는 게 글루텐이 몸에 안 좋은 게 있어서 그렇지 떡은 건강한 게 아닙니다. 떡도 정제된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정제된 밀가루처럼 몸에 전혀 좋은 작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버터를 먹는다면 비건도 아니니 굳이 앙버터 설기는 안 먹어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3개를 한꺼번에 사서 하루에 하나씩 먹긴 했지만 버터가 두꺼운데 이렇게 별로일 수 있구나 처음 느꼈습니다. 저는 빵에 버터 발라먹는 건 환장한 사람인데 사람의 기호를 이렇게 바꿀 수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한번 경험해본 걸로 됐습니다. 모든 식성은 개인의 취항이니 맛있게 먹은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그러니 SNS에 후기가 그렇게나 많겠죠. 저 그때 별로라고 쓸까 하다가 참았는데 이제야 속시원히 제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말하니깐 좋습니다. 정애 맛담 직접 방문했을 때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다른 떡들은 맛있을 거 같아요 호박 들어갔거나 쑥 들어간 거, 물론 제가 떡을 안 좋아해서 사 먹진 않겠지만, 떡순이들에겐 호감 가는 떡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저 여기 떡을 먹고 후속으로 나온 부산의 명가 떡집의 앙버설기도 먹어봤는데요 비슷하게 느끼한데 거기가 떡이 더 많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좀 덜 부담스러웠습니다.. 근데 거기도 원래 시그니처 메뉴인 앙꼬 절편이 훨씬 맛있는 곳이었습니다. 트렌드에 따라가는 것도 물론 좋지만 기본 떡들이 맛이 좋아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신기한 거 생기면 무조건 먹어보는 버릇 많이 고쳐가고 있습니다. 이젠 제 취향에 맞는 것만 도전해보겠습니다. 그래도 앙버터 빵 좋아하고 떡으로 만든 게 궁금하다면 한 번쯤 1개만 사서 도전해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시장의 분식집이나 그런 데서 국수 한 그릇 말아먹고 디저트로 떡순이들은 떡 구입해서 입에 물고 또 다른 거 사는 재미가 시장 구경하는 재미니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