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꽈배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팥 도넛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꽈배기는 그냥 밀가루 꼬아서 설탕 묻힌 맛으로 먹는 거 같아서 한 번도 좋아해 본 적은 없습니다. 제 돈 주고 사 먹어본 적도 없을 정도? 가족들이 근데 꽈배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팥 도넛 사면서 한두 개 껴서 사고 저는 먹질 않았습니다. 근데 부산진시장 건너편에 꽈배기 달인 이휘동 씨의 가게가 있다고 해서 근처 지나가면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생활의 달인에 나온 빵집이 문제가 되는 곳이 있어서 원래도 못 믿었지만 이제 거기 나오는 거 대본으로 쓰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꼭 음식을 만드는 걸 어느 신화를 완성시키는 것처럼 너무 과하게 포장해주십니다. 분명 대본이 있는 거겠죠? 저 예전에 생긴 지 3주 지난 빵집이 생활의 달인에 나오고 바로 인기 많아져서 백화점에 쫙 깔리는 걸 보고서 그 순수성을 믿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진실인 곳도 존재하니 방송을 꾸준히 하는 건가요?
부산의 꽈배기와 도넛 최강자라고 합니다. 인기 1위가 위에 보이는 꽈배기고요 오른쪽 생도넛이 2위라고 합니다. 엄청 포동포동해 보이고 발효가 잘된 거 같죠? 모든 반죽의 핵심 재료는 바로 땅콩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냥 밀가루에 이스트랑 소금 넣고 발효시킨 후에 시간 지나면 기름에 퐁당 빠뜨려서 튀기고 끝나는 게 도넛인 줄 알았는데 생땅콩이 들어간다니? 의외였습니다. 생땅콩의 기름지고 고소한 맛을 반죽에 스며들게 했습니다. 밀가루 맛이 아닌 빵의 풍미를 돋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껍질을 까놓은 걸 삶으면 고소함이 덜하기 때문에 생땅콩을 고집하시게 된다고 합니다. 껍질에 있던 영양분이 땅콩 내부로 흡수되고 땅콩 자체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반죽을 하기 전에 땅콩 껍질과 속껍질은 다 제거하고 입자가 씹히지 않게 잘 빻아준 후 찹쌀가루를 넣어서 점성을 높여주면 쫀득한 꽈배기의 반죽 베이스가 완성된다고 합니다. 아니 여기서 끝이 아니라니 굉장히 열심히 도넛 한 개를 만드십니다. 그다음 재료로는 대추와 당뇨병에 좋은 여주를 넣어서 끓여주고 그 위에다가 판을 놔서 연근을 올려준 후 땅콩 반죽으로 연근을 감싸줍니다. 연근에 흙냄새가 나서 여주와 대추를 같이 쪄서 수증기로 흙냄새를 잡아주고 땅콩 자체에 콩 비린내도 없애주려고 한답니다. 땅콩 반죽에 감싸져 있던 연근을 따로 분리하여 믹서에 갈고 다시 땅콩 반죽에 골고루 섞어주면 드디어 반죽 숙성 준비가 완료된다고 합니다. 아니 진짜 이 얘기가 정말일까요? 도넛 반죽 하나 만드는데 이렇게 많은 재료와 열정이 들어간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하루 숙성을 거친 후에 사과와 배를 갈아서 거기에 엄나무 잎을 빻아 섞어줍니다. 또 거기에 옥수수까지 과일에 엄나무 잎을 넣은 그 두 번째 반죽에다가 옥수수를 삶고 이렇게 만들어 놓은 두 반죽을 하루 동안 또 숙성합니다. 이제까지 나온 재료가 얼마나 될까요? 여하튼 그리 탄생한 쫀득한 반죽으로 통통한 꽈배기가 완성된다고 합니다! 저 그래서 꽈배기 사서 먹어봤는데 그냥 일반 꽈배기랑 다른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밀가루 냄새는 안 나서 좋은데 이게 가격이 700원인가 그랬거든요? 근데 이렇게나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니 진짜라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생활의 달인 믿기가 어려워서 말입니다;ㅠ
저는 제 원래 취향대로 팥 도넛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생도넛도 식감은 좋았는데 역시나 다른 데랑 다른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과 비교하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정도. 그리고 10개 사도 만원도 안 하고 5천 원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시장 인심을 느낄 수 있었고 여전히 가게는 성황리에 장사가 잘되고 있었습니다. 저도 5-6개 먹어봤지만 그냥 동네에서 파는 꽈배기인데 저렴하게 여러 개 먹는다는 느낌으로 먹으면 되고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 아주 민감한 혀끝을 가지지 않았으면 밀가루, 이스트, 소금 정도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느껴보려고 했는지;근데 정말 그만큼 들어가기도 하는지 궁금합니다. 과정 정말 눈뜨고 보고 싶습니다!! 여하튼 누구나 지나가면서 간식으로 배 채우기 좋은 도넛 가격도 저렴하고 옆에 튀긴 건빵도 있어서 입 심심하지 않게 부산 여행하기 좋은 간식 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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