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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먹기

최고의 밥도둑 게살비빔밥 울산 수정간장게장

밥도둑이라고 칭해진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사실 한국인 들은 밥 좋아하면 고추장만 있어도 밥을 먹는 편입니다. 간장에다가 구운 김만 먹어도 밥을 먹지 않나요? 밥 좋아하는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들에겐 해당되는 얘기인 거 같습니다. 저는 밥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저한테는 밥도둑이 떡볶이 먹은 후 볶음밥, 고기 먹은 후 볶음밥 그런 것만 해당되는 얘기지만 말입니다. 근데 간이 센 음식들을 먹으면 밥을 먹고 싶지 않아도 먹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 중에 최고봉 중 하나는 바로 게장인 거 같습니다. 게장도 염장 음식입니다. 젓갈류나 김치도 염장 음식이라 게장만큼 밥도둑이긴 한데 그건 매일 집에서도 먹기가 편한 음식이라 외식에서 굳이 밥도둑으로 찾아먹진 않아도 됩니다. 저는 밥을 안 좋아하지만 제 주변 사람들은 모두가 밥 귀신들이라서 울산여행 가는데 어디 가지 하고 보다가 목포에만 있는 줄 알았던 게장 비빔밥이 있습니다. 목포나 여수가 게장이 유명하잖아요, 특히나 목포는 꽃게의 살만 발라서 게살로 비벼먹는 비빔밥이 유명한 걸로 아는데 거기까지 가자니 너무 멉니다. 몇 번 가려고 하다가 티맵 켜보고 거리 보고 안 가길 몇 번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먹어보나 했는데 연안 식당이라고 체인점이 많이 생겼습니다. 근데 체인점이라 가긴 그렇고 잊고 있던 찰나에 울산 놀러 가야지 하고서 검색해보니 울산에도 수정 간장게장에 게살 비빔밥이 메뉴에 있길래 이거다 싶어서 방문했습니다, 평일에 갔고 점심시간 지나서 갔더니 우리밖에 없어서 고요하게 식사했답니다.

양념게장 꽃게살 비빔밥으로 1인 1만1천원으로 2인분 주문했습니다. 게살이 차가운 음식인데 된장찌개도 뚝배기에 나옵니다. 고사리, 어묵, 시금치, 콩나물, 생선구이까지 꽤 백반처럼 한상 차려서 나와서 저는 게장을 많이 안 먹어서 채소들 먹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게장정식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양념 게살이 목포 맛집 사진으로 보는 것들만큼이나 꽤 반지르르하게 잘 나옵니다. 위에는 파송송 뿌려줬고요 양념뿐 아니라 게살도 정말 많아서 씹히는 게 많아서 좋았습니다. 물론 게살은 워낙에 부드럽기 때문에 안 씹어도 목구멍으로 알아서 빨려 들어갑니다. 2인분인데 이 정도면 양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간장게장은 게를 깨끗하게 씻은 후에 간장소스를 따로 만들어서 3~4일간 부어주면서 숙성해줍니다. 대신 양념게장은 간장보다 과한 양념을 쓰기 때문에 숙성보다는 1~2일 이내로 먹는 게 더 신선하고 맛이 좋은 거 같았습니다.

구운 김이 나왔습니다. 김에 싸 먹으면 훨씬 더 맛있습니다. 양념은 매콤하고 달달합니다. 게살 자체가 달달하기 때문에 좀 더 단맛에 치우치는 거 같습니다. 전 좀 더 매운 게 좋은데 그래도 밥이랑 비벼먹기에 과한 양념이 아닙니다, 확실히 그냥 먹는 것보단 콩나물이랑 시금치까지 넣고 본격적으로 비빔밥을 만든 후에 김에 싸 먹는 게 꿀맛이었습니다. 비린내도 전혀 안 납니다. 저는 게살 비빔밥은 처음인데 양념게장 먹으면 뼈 때문에 씹기도 입 아프고 살만 빼먹기도 좀 귀찮아졌습니다. 근데 요렇게 편리하게 살만 쏙 빼서 밥이랑 비벼먹으니 너무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대신 전 게딱지에 밥 비벼먹는 걸 좋아하고 게 내장도 선호하는지라 그게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엔 간장게장도 1인분 추가해서 먹어야겠습니다. 여하튼 이것만 따로 포장해와서 집에 가서 먹고 싶었지만 날씨 생각하면서 참았습니다. 저한테는 목포가 더 먼지라 멀리 안 가고 그래도 울산 갔을 때 게살 비빔밥을 먹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근데 먹어보니 목포의 맛은 어떨까? 궁금해지긴 해서 육회 낙지탕탕이도 먹을 겸 목포여행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름이라 날 것들이 그렇긴 하지만 요즘 전혀 덥지가 않았습니다. 비만 그치면 어디라도 가고 싶습니다. 게살 비빔밥이지만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 살도 꽤 많이 나오니 게장 좋아하면 게장만 추가해서 먹어도 좋고 아님 그냥 이거 백반 하나로도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될 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