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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먹기

전주 현지인 순대국 맛집 호성순대 피순대

저의 소울푸드는 고기 내장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먹어서 그렇게 그것만 찾아먹진 않지만 그래도 그 지역에 맛있는 순댓국집 같은 건 꼭 찾아서 방문해보곤 합니다. 올해 전주 갔을 때에도 다른 분들은 한정식이나 그런 걸 먹을 텐데 저는 피순대가 먹고 싶어서 전주 현지인 분들이 좋아하신다는 순댓국집인 호성 순대를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제가 분식집의 순대를 잘 안 먹는 것이 저는 당면이 들어간 찹쌀순대를 좋아하지 않고 피순대나 막창으로 둘러싼 막창순대 등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소가 당면인 게 싫고 다른 채소나 진득한 피가 들어가야 진짜 순대국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아마 아빠가 어릴 적부터 절 내장국밥집에 데리고 다녀서 어릴 적부터 이런 음식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전 여전히 생선도 내장탕이 더 좋고 고기 국밥도 곰탕이나 설렁탕보다는 순대국밥이 익숙하고 맛있습니다. 호성 순대 메뉴는 굉장히 다양해서 순댓국이 싫어하는 사람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순대국밥, 내장, 머리, 잡채 순대, 피순대, 모둠, 반반, 막 뽕, 막창 국밥을 비롯해서 콩나물국밥, 순두부 국밥도 있습니다. 안주류로 순대전골, 머리 고기 등도 따로 판매하고 있어 해장하러 왔다가 안주를 주문해서 술 한잔 또 걸치는 분들도 많이 생기실 거 같습니다.

저는 피순대 국밥을 주문했습니다. 내장 없이 오로지 피순대만 나옵니다. 반찬은 다른 곳처럼 부추, 새우젓, 깍두기는 동일한데 상추 무침이 나오는 게 굉장히 이색적이었습니다. 한입 먹어보니 매콤 새콤달콤하니 입맛을 돋아주었습니다. 피순대는 보이는 것처럼 순대 안에 선지가 가득 차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고소했는지 얼마 만에 먹는 맛있는 선지인가 생각하면서 마구 퍼먹었습니다. 호성 순대가 또 신기한 것은 다른 곳처럼 맑은 국물의 순댓국이 아니고 양념이 풀어진 상태로 주시고 파가 팍팍 들어가 있어서 국물이 얼큰하고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서 순댓국 진입장벽이 높은 사람도 당면 순대국밥을 주문하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거 먹는다고 다른 전주의 한식들도 마다하고 일부러 찾아갔는데 전 일부러 찾아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런 피순대 국밥은 서울에서도 만나기 어렵고 부산에도 이런 스타일은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여기서 큰 만족을 느끼고 갑니다. 한옥마을에서 거리가 있어서 정말 굳이 코스로 넣어야 할 위치지만 매일 먹는 한정식인데 여기까지 와서 또 비싼 돈 주고 한식을 먹어야 할까? 생각하는 사람이거나 전주 방문이 처음이 아니라 다른 음식도 먹어보고 싶은데 평소에 순대국밥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추천하는 국밥집입니다. 순두부나 콩나물 국밥도 있으니 얼큰한 국밥 한 그릇 들이키고 싶은 분들 누구나에게 알맞은 음식점입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친절하셔서 저는 다음에 전주 간다면 또 한 번 방문해야겠습니다. 부산이나 서울에도 이렇게 맛있는 피순대국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오늘도 비가 올 거 같은데 이렇게 얼큰하고 개운한 순댓국 한 그릇 말아먹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