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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먹기

충정로 철길떡볶이

제가 지금은 떡볶이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저도 학창 시절에는 매일매일 방과 후에 떡볶이를 사 먹을 정도로 많이 먹은 음식이었습니다. 근데 제 건강 때문에 탄수화물을 줄이면서 그중에 먼저 떡볶이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일부러 찾아먹진 않는데, 그래도 추억이 깃들어있는 떡볶이집이면 언제든지 콜 하고 달려갑니다. 여기 충정로 철길 떡볶이도 그곳 중 하나입니다. 제 고등학교 근방에 있었던 곳은 아니고 스무 살 때 사귄 친구가 여기 근처에서 학교를 다녔다면서 처음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도 가보고 아니 이런데에 어떻게 떡볶이집이 있지? 싶었습니다. 근데 그 예전에도 이런 감성으로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저처럼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찾는 거고 친구의 친구, 가족 때문에 이렇게 여기저기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모여들어서 지금은 보다 더 인기가 많은 곳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무허가 주택일 거 같은데, 요즘 그런 문제가 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누가 봐도 가건물 형태인데 레트로 감성이라고는 하나 허물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게 제 추억도 사라지는 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여하튼 제 친구 중에 지금도 떡볶이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 데 그중 한 친구랑 여길 제가 꾸준히 데려간 거 같습니다. 처음 가보더니 여기 너무 본인 스타일이라면서 그 이후로 계속 같이 가주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 친구랑 함께 방문했습니다. 철길 떡볶이에 방문하면서 알아두셔야 할 점은 절대 친절을 바라시면 안 됩니다. 제가 십수 년째 방문하고 있지만 할머니도 따님도 절대 친절하지 않고 굉장히 무뚝뚝합니다. 그리고 뭐든 건 셀프입니다. 주문하고 기다리다 보면 음식이 나오면 갖고 오면 되고요, 물이나 수저도 알아서, 그리고 계산도 나갈 때 현금으로 스스로 계산해서 나오면 됩니다. 포장 손님도 많고 홀 손님도 많은데 일하는 분이 2분 이하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대신 가격대는 저렴한 편이니 가성비로는 나쁜 분식집이 아닙니다. 근데 지금은 2천 원이었던 떡볶이가 3천 원으로 상승을 해서 이젠 저렴한 곳은 아닌 게 되었습니다. 떡볶이 맛도 일반적이고 순대도 그냥 순대이고 대신 여기선 꼭 못난이 만두는 주문해서 먹으셔야 합니다. 요즘 못난이 만두(통만두)를 판매하는 떡볶이집이 거의 없습니다. 저 어릴 때만 하더라도 꽤 많았었는데 납품하는 공장이 많이 없어진 건가? 야끼만두는 많은데 못난이는 사라지고 있어서 슬픈데 여긴 있어서 꼭 함께 먹어야 합니다. 이곳 양념하고 못난이 만두랑 잘 어우러집니다. 그리고 계란 두 알도 함께하면 달짝지근한 양념과 조화로움이 굿입니다.

어묵 국물은 셀프니까 열심히 퍼다 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김밥은 이게 별게 없는데 늘 이걸 주문하게 됩니다. 떡볶이만으로는 좀 부족해서 우리가 이걸 밥으로 먹은 건 아니고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여자 둘이서 이렇게 먹으면 배가 꽤 찹니다. 왜냐면 저 통만두가 나름 든든합니다. 거기에 꼬마김밥이 작아 보여도 국물을 마구마구 끓여들여서 함께 먹으면 꽤나 배가 차오릅니다. 김밥도 여기서 만드는 게 아니고 갖고 오는 거니까 여기서 만드는 건 흠, 떡볶이 소스뿐? 근데 그것도 절대 기대하면 안 될 굉장히 평범한 소스였습니다. 제가 앞서 말한 것처럼 여기는 추억이 있는 사람들의 보금자리 같은 분식집인 거 같습니다. 라면도 있으니깐 배고프면 라면까지 추가하면 밥으로 해결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여기 철거 문제로 청원을 받고 계신 거 같은데 지금도 진행 중이신 건가? 저의 추억이 사라지면 슬프겠지만 아마 법상으로 철거물이면 어찌 될지는 모르는 겁니다. 주말에는 앞에 잠시 정차할 수도 있었는데 그래서 포장만 하고 슝 하고 간 적도 있습니다. 먹으면 특별하지 않은데 자꾸만 생각나긴 하는 게 마력의 철길 떡볶이. 저의 10,20대, 그리고 30대까지도 시간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니 없어지더라도 다른데라도 다시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절대 기대는 금물 엄청나게 평범한데 뭔가 시크한 주인 분들이라던가 장소에서 주는 힘이라든가 그런 것 때문에 방문하는 곳입니다. 맛을 원하시면 오히려 다른 떡볶이 맛집으로 가시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