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구음식이 꽤나 맞는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막창순대를 좋아하고 만두도 좋아하고 중화 비빔밥도 좋아해서인가 봅니다, 오히려 부산보다 대구음식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여기 반월당역 근처에 있는 태산 만두도 그곳입니다. 진짜 이렇게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꽤나 맛있는 만두를 만나볼 수 있을 줄이야! 태산 만두는 간판에는 1972년부터 시작되었다고 적혀있지만, 가게 역사는 1958년으로 더 올라간다고 합니다. 태산 만두의 창업주인 왕덕선 씨가 1949년 공산당이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해 중국 대륙을 장악하자마자 한국으로 피란을 왔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10년간 화교 식당에서 요리를 배운 후에 대구로 내려와서 요리 메뉴가 많은 중화요리는 너무 복잡할 거 같아서 1958년 해랑 만두로 만두집을 오픈했습니다. 메뉴는 군만두, 찐교스, 왕만두, 물만두로 단 4가지로 시작했어요. 중국 만두에다가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형한 만두집은 인기가 많아져 성황리에 장사를 하다가 1972년 대구 백화점 앞에서 태산 만두라 이름으로 만두집을 재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도에 만두집 인기가 하락하면서 태산 만두도 어려워졌지만 1987년 대만에서 귀국해 경영권을 물려받은 왕개순 대표가 만두뿐 아니라 라면, 가락국수, 쫄면, 김밥 등 분식집 메뉴를 추가했고 1990년 초반에는 지금 태산 만두의 시그니처 메뉴인 탕수 만두와 비빔만두를 추가해 현재로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꽤나 오래된 역사가 있는 만두집이죠? 저도 서울에서 유명한 화교 집의 만두나 부산에서도 먹어보고 했는데 이 정도 가격에 이맛을 내는 곳은 태산 만두뿐이 아닐까 싶네요, 다른 곳은 가격대가 높다거나 양을 이만큼 푸짐하게 얹어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태산 만두의 대표 메뉴인 비빔만두입니다. 군만두에 쫄면에 넣을법한 비빔 채소들이 함께 나오는데 이렇게 많은 양이 단돈 5천 원입니다. 사실 김밥천국에서도 이 정도 양에 퀄리티라면 5천 원이 넘지 않나요? 만두가 10개나 되는데 크기가 작은 것도 아닙니다. 찐만두도 먹고 싶었는데 위장이 한정되다 보니 대표 메뉴로 주문했거든요, 쫄면도 먹고 싶었는데 비빔 채소가 겹칠 거 같아서 비빔만두로 선택했는데 이거 한 명이서 한 접시 먹으면 정말 배가 뻥하고 부릅니다. 만두는 곱게 쪄낸 찐만두를 잘 튀겨냈는데 매우 바삭한 스타일은 아닌데 저 아삭아삭한 채소들과 먹으면 식감이 잘 어우러져요. 한 가지 단점은 만두소가 좀 짭짤합니다, 그래서 밥이랑 먹거나 술안주로 잘 맞을 거 같습니다. 비빔 채소는 매콤 달콤하고 새콤해서 질리지 않고 콩나물이랑 양배추, 오이, 당근까지 고루 들어가 있어서 씹는 맛이 있습니다.
탕수 만두도 태산 만두의 인기를 지켜주고 있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탕수육을 찍먹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어 나오는 탕수소스가 너무 달아서 저건 많이 못 먹었습니다. 만두는 비빔만두랑 다른 모양입니다. 이게 찐교스를 튀긴 건가? 여하튼 만두 자체는 너무 좋은데 소스가 새콤한 것보다 너무 달달해서; 아마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스만 따로 달라고 하면 주실라나? 너무 저렴해서 따로 그릇을 달라기가 좀 미안할 거 같기도 합니다. 여하튼 저 만두만 따로 빼서 간장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입맛은 개인 취향이고요! 맥주랑 먹으면 어울리긴 하겠다는 생각도! 그리고 만두만 먹으면 좀 느끼할까 싶어서 주문한 가락국수는 가격은 3천500원인데 만두로 기름진 속을 달래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3개 먹었는데 가격은 1만 3천500원으로 푸짐한 양대 비 저렴하죠? 대구 물가가 대체적으로 저렴하긴 한데 여기만큼 가성비가 좋은 곳은 없는 거 같습니다. 가락국수에 나오는 깍두기도 괜찮았고요 비빔만두에 저 채소 대신 고춧가루와 간장에만 찍어먹어도 만두가 워낙에 튼실하니깐 만두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에 간다면 공깃밥을 하나 주문해서 만두랑 먹으면 맛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둣국도 있고 해물라면도 있고 쫄면과 여름에는 냉면까지 있어서 여럿이 가도 메뉴 선택폭이 넓은 태산 만두, 진짜 저렴하게 퍼주시는데 맛도 있으니 제가 대구 사람이었다면 단골손님이 되었을 거 같습니다, 다음에 대구를 가게 된다면 태산 만두도 꼭 다시 방문할 겁니다, 그땐 다음날 먹을 것까지 포장도 해와야겠습니다. 대구의 번화가에 있어서 방문하기도 쉽습니다. 주차는 바로 앞에 할 수 없어서 근처 공영주차장에다가 하고 방문했습니다. 주머니 가벼울 때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태산 만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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