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에는 비싼 한정식집도 있는 반면 기사식당으로 유명한 고깃집도 있고 또 돈가스랑 버섯 백숙도 인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북악 스카이웨이로 드라이브도 많이 가고 등산객도 많다 보니깐 부촌을 중심으로 많은 음식점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저택을 가다가 갑자기 음식점이 보이기도 하고 좀 신기한 동네인 거 같습니다. 이날은 이모들하고 만났다가 큰 이모는 먼저 집에 가시고 작은 이모랑 엄마랑 남아서 성북동 산책하다가 저녁시간인데 배는 안 고프고 그래도 그냥 집에 가긴 시간이 많이 걸릴 거 같습니다. 원래 북악 스카이웨이로 드라이브 가려고 했는데 집회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서 한 시간이 훅 지나갔습니다. 가려던 남산도 못 가고 선택한 차선책인데 것도 못하고 마구마구 빙글빙글 돌다가 지쳐서 그냥 아무거나 먹자고, 대충 보여서 들어간 성북동 면옥 집이라는 냉면과 만둣집입니다. 안 그래도 지나다니면서 주차서비스 요원들도 많고 주차장도 크길래 여기 맛집인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사실 성북동은 크게 요란스러운 음식점은 없는데 여긴 성북동이랑 좀 안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하긴 최근에 조용조용하던 성북동 외식거리 중에 이렇게 뭔가 번지르르한 상점들이 좀 생기는 거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건너편에는 버섯이 큰 저택들이 지어져 있는데 시끌벅적하게 웨이팅 하는 음식점이라니 재밌는 모습입니다. 여기도 발레파킹 할 때 직원분들 말 들어보니 배용준 씨 집 앞쪽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인 분들이 많이 찾아온다나? 그랬던 거 같습니다. 여하튼 주차 서비스를 맡기는데 성북동에 주차할 곳들이 많은지 어디다가 주차해놓으시는지 너무 신기했습니다. 들어오니 생각보다 규모가 큰 가게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북동스러운 곳은 역시나 아니었습니다; 달고 짜고 딱 그냥 그런 음식점이었어요; 기대 안 했지만 기대보다 더더욱 별로였습니다.
오색만두를 넣은 만둣국입니다, 천연 재료로 단호박, 백년초, 녹차, 메밀, 당근을 넣어 빚은 만두피 안에 만두소가 들어있고 쌀떡도 몇 개 들어있어요, 지단도 굵게 잘랐고 파송송 얹어냈습니다. 근데 여기는 만두도 그렇고 국물도 그렇고 깊은 맛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보기에 좋은 음식인 거 같아요, 외국인이 오면 예뻐서 사진 좀 찍겠다 싶습니다.
저는 회냉면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만 오백 원인데 흠 그냥 양도 적고요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회냉면입니다. 우선 전 너머 무 달달한 게 싫은데 회가 좀 달달하고요 면은 양은 많지 않고 적당했습니다. 근데 전 개인적으로 냉면이 만원이 넘으면 삶은 계란은 한 개는 줘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 하는데 저만 그런 생각하나요? 반개는 너무 박했습니다. 무채랑 오이가 들어있어서 식감은 좋았습니다. 워낙에 비빔냉면을 좋아하는데 여긴 그냥 한번 맛보고 또 겉으로 보기에만 잘 비벼놓은 냉면이구나 싶었습니다. 가게의 겉모습과 음식의 맛이 고대로 닮아있었습니다. 회는 아마도 명태회일 거 같은데 양념 맛으로 생선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약간 시큼함이 강해서 겨자를 좀 넣으니 간이 맞았습니다.
엄마는 배부르셔서 만두 반판을 주문하셨는데 저렇게 단호박을 넣은 만두피로 빚은 만두가 나왔습니다. 가격은 5천5백 원에 만두세개인데 만두소는 소박한 편이고 피가 과하게 색을 내고 있어서 참, 그리고 김치도 딱 밖에서 사는 김치로 달고 짜고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여기 왕갈비찜도 있던데 보기만 해도 물엿 빛깔? 아님 올리고당이라고 해야 하나 제가 제일 싫어하는 심하게 매우 매우 달달한 빛깔을 내고 있어서 절대 먹고 싶진 않았습니다. 물론 개인 입맛 차이이고 제가 달달한 음식을 안 좋아해서 그런지 제 입에는 그다지 마음에 드는 면옥 집은 아니었습니다, 물냉면, 비빔냉면, 사골 만둣국, 사골 떡만두 굿, 왕갈비탕에다가 수육에 홍어회무침에 심지어는 모둠전까지 판매하는 곳입니다! 메뉴 중 하나만 걸려라 하는 건가요! 면 집 치고는 메뉴도 제가 느낀 분위기답게 다양하고 보기에 좋은 것들로 구색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성북동에서 주차하기 편한 곳들이 여기 말고도 꽤 있으니 굳이 여기서 먹지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전 오랜 운전에 시달려서 어쩔 수 없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여기가 성북동 맛집으로 소문났던데 굉장히 달달달 달한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의 취향인 거 같아요. 여하튼 먹어본 걸로 되었습니다, 다음엔 다른 곳으로 가는 걸로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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